돈코츠의 본고장, 후쿠오카에 살지만 돈코츠 라멘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이치란 라멘, 신신 라멘, 아카노렌 셋짱 정도는 먹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진~한 돈코츠는 특유의 냄새부터 취향에 안 맞는다고 해야 할까. 라멘보다는 우동, 우동보다는 소바를 즐기는 나에게 최근 새로운 라멘의 지평이 열렸으니, 바로 '츠케멘'이다. 츠케멘(つけ麵)이라 하면 면을 특제 육수(소스?) 찍먹 하는 면인데 츠케멘 짱팬과 자주 만나게 되면서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멘야 카네토라 소개
그렇게 해서 찾아가게 된 집이 바로 '멘야 카네토라(麵や兼虎)'이다. 내가 츠케멘에 관심을 갖기도 훨씬 전부터 이미 유명했던 집이기도 하다. 구글 평점 4.3, 타베로그 3.6이면 말 다했다. (타베로그는 점수가 짠 편이라 3.5 넘으면 진짜 맛집, 3.2 넘어도 괜찮은데? 싶은 인상을 준다) 요즘에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더해져 매일 같이 웨이팅을 해야 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사실 1시간 이내로 웨이팅을 해서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일 정도이다.
후쿠오카 시내에는 텐진 본점과 하카타 데이토스점, 후쿠오카 파르코점 총 세 군데서 영업 중이다. 열차 타기 전에 하카타 데이토스점을 꼭 체크하는데 단 한번도 웨이팅이 없는 적이 없었다. 텐진 본점도 마찬가지이다. 가끔은 너무 유명해서 속상하다. 점점 더 먹기 힘들어지고 있어.
멘야 카네토라의 메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카라카라 츠케멘(辛辛つけ麵, 매운맛)과 노코 츠케멘(濃厚つけ麵, 안 매운맛)이다. 멘야 카네토라의 츠케멘 수프는 돈코츠, 닭고기, 채소, 어패류로 맛을 내는데, 여느 츠케멘이 그렇듯 그냥 수프만 먹기에는 짠 편이다. 도톰한 면을 풍덩 빠뜨렸다가 먹으면 중화되면서 입술에만 옅은 짠맛이 남는 정도이다. 혹시 이런 느낌이 싫다면 일본에서 츠케멘을 먹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멘야 카네토라 츠케멘
✅면이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로 맛있다
✅진짜 이건 꼭 드셔야 합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늘 멘야 카네토라에 가면 노코 츠케멘을 주문한다. 여기서의 '노코'란 농후(濃厚)이다. 말 그대로 아주 진한 츠케멘 수프맛을 맛볼 수 있다. 구글 평점 후기를 보면 한국 사람 입맛에 너무 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평소에 집에서는 무조건 저염 식단을 즐겨 먹는 내 입맛에는 그다지 짠 맛은 느끼지 못했다. 서술했듯 츠케멘 수프는 원래 좀 짠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밥도 말아먹을 수 있겠다 싶었던 아주 맛있던 츠케멘 수프였다.
츠케멘의 면 양은 주문할 때 고를 수 있는데 보통(Regular) 200g, 추 모리(Large) 300g까지는 추가 금액 없이 시킬 수 있고 오오 모리(Extra Large) 400g은 150엔을 추가하면 된다. 부담스럽게 배부른 게 싫어서 가급적 외식 할때는 늘 가장 양이 적은 사이즈로 시키는데 여기서는 살짝 후회했다. 너무 맛있어서 면이 줄어드는 게 아까웠기 때문. 심지가 살아있는 면발을 츠케멘 스프에 푹 찍어서 후루룩 먹는데 이렇게나 맛있을 일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날 이후로 텐진 또는 하카타에서 면이 먹고 싶을 때는 무조건 멘야 카네토라의 대기줄부터 확인하게 되었다. 내 기준, 돈코츠 라멘보다 단연 멘야 카네토라의 츠케멘이다.
💡텐진 본점 vs 하카타 데이토스점 비교
✅둘다 줄이 엄청 길다(!!!!!)
✅하카타 데이토스점이 현지인이 더 많은 느낌(좌석수도 많음)
✅텐진은 야외 웨이팅, 하카타는 실내 웨이팅
멘야 카네토라의 후쿠오카 시내 점포는 세 군데인데 그 중 텐진 본점과 하카타 데이토스점은 지나갈 때마다 구경(?)하러 가는 곳이다. 두군데 다 줄이 길고 회전율도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라서 늘 대기가 어마어마하다. 텐진에선 그래도 30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었는데 하카타에서는 1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있다. 몇번 다녀보고 나니 하카타 데이토스 쪽이 일본인들이 더 많은데 아마 하카타역 신칸센 출구와 바로 이어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같은 층에 후쿠오카 하카타에서 내로라하는 라멘집(예 : 신신라멘)이 모여있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두 군데 다 가게가 아주 넓은 편은 아닌데 좌석 수는 하카타 쪽이 더 많다(그렇다고 빨리 내 차례가 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대기줄도 길기 때문이다). 다만 텐진은 야외에서 웨이팅을 하고 하카타는 실내에서 웨이팅을 하기 때문에 날씨를 고려한다면 하카타 쪽으로 도전하는 게 안심이기는 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멘야 카네토라를 소개한 후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후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그럴때 참 뿌듯하다.
나와 비슷한 입맛의 사람이 있다면, 혹은 돈코츠 말고 다른 라멘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멘야 카네토라, 완-전 추천합니다.
📍멘야 카네토라 하카타 데이토스 정보
・주소 : Fukuoka, Hakata Ward, Hakataekichuogai, 1−1 JR博多駅 博多めん街道内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0:00~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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