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을 검색하면 아마 돈코츠 라멘(豚骨ラーメン)이 가장 먼저 나오지 않을까요? 돈코츠 라멘은 돼지뼈를 우려서 만들어 낸 국물이 베이스가 되는 라멘인데요. 후쿠오카를 출발해 어느덧 오사카, 도쿄 등지에도 다양한 콘셉의 매장을 오픈 중인 '이치란(一蘭)'이 대표적인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잇푸도도 있구요.
후쿠오카현민이 된지 어언 8년차이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좋아하지 않아서 돈코츠 라멘을 제가 먼저 찾아먹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이 집은 누린내 없이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라멘집이기에 저와 비슷한 식성을 가진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SINCE 1948 원조 아카노렌 세츠짱
✅후쿠오카 대표 돈코츠 라멘집 중 하나
✅저렴한데 맛있는 라멘의 진수
처음 원조 아카노렌 세츠짱을 접하게 된건 유니폼을 입은 후쿠오카 회사원(아마도 병원 직원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들이 줄을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일 점심시간에 근처 회사원들이 줄을 서 있다는 건 백프로 맛집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자신 있게 줄을 섰고 15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줄 서 있는 동안 살펴보니 구글 리뷰에 어떤 일본인의 '이치란은 못 먹어도 아카노렌은 먹을 수 있다'는 후기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먹을 수 있겠다 싶었고요.
이 곳은 1948년에 후쿠오카에서 영업을 시작한 후 3대째 이어져 내려온 집입니다. 하카타 라멘의 원류(源流) 중 하나이기도 하죠. 가게는 카운터석과 테이블석(라멘집 치고 특이해요)이 있었는데 혼자 온 손님도 많아서 혼자 들어가도 전혀 쑥쓰럽지 않더라고요. 일본에서 살다보면 혼밥 쯤은 이제 일도 아니지만 라멘집은 특히 더 부담이 없는 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는 돈코츠 라멘
라멘은 나미(並, 보통), 다이(大, 곱배기) 사이즈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심플한 라멘, 차슈 고기가 올라간 차슈 라멘, 라멘과 하프 사이즈 볶음밥, 교자까지 세트인 라멘 정식 등 다양한 조합,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데요. 저는 라멘 나미(보통)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주변 일본인 손님들은 라멘 정식도 많이 주문하시더라고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조합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가격도 저렴했고요.
라멘은 면 위에 소량의 차슈, 멘마, 파가 토핑되어 있었어요. 면은 굉장히 가늘어요. 다른 지역의 라멘과 비교해 하카타 라멘 속 면은 가느다란 편이긴 한데, 원조 아카노렌 세츠짱의 라멘은 더 가늘었어요. 소면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더 후루룩 잘 넘어갑니다.
돼지뼈로 낸 국물답게 색이 다소 진하지만 잡내가 전혀 없었어요. 정말 잡내가 심한 집은 가게 앞에만 지나가도 그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여기는 그런 게 전혀 없었습니다. 그게 이집을 추천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분명 칼로리가 높은 라멘인데 면도 가늘고 국물도 깔끔해서 죄책감이 없거든요(!)
마무리
후쿠오카 여행 중에 꼭 가게 되는 곳 중에 하나가 '이치란'이라던데, 이치란은 요즘엔 일본 유명한 도시에는 거의 점포가 있을 정도로 흔해진(?) 곳이랍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치란보다 후쿠오카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카노렌 세츠짱 같은 집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이치란과 비교하면 한국인들, 외국인들이 정말 없는 진짜 현지 로컬 맛집, 원조 아카노렌 세츠짱 소개였습니다:D
📍원조 아카노렌 셋짱 라멘 본점 위치
・주소 : 〒810-0041 Fukuoka, Chuo Ward, Daimyo, 2 Chome−6−4 プラスゲート天神 1F
・영업시간 : 오전 11:00~오후 9:00 / 화요일 휴무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