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처서매직'이 없다 한국 뉴스를 보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한국이 선선해지지 않는데 일본이 선선해질 리가 없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일본 기상청에서 8월 20일에 발표한 2024년 9월~11월의 날씨 전망을 보니 역시나 선선한 가을은 아직 먼 이야기인 것 같다.
기상청의 발표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9월~10월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
・9월까지 무더위, 열대야 지속 예상
・10월도 한낮에는 늦여름 더위가 이어질 전망
✅태평양 중심으로 평년보다 많은 강우량
・가을 태풍, 가을장마 가능성 높음
(애당초 기온이 가을이 아닌데 가을이라고 불러야 하나 의문이 듦)
올여름이 시작될 무렵, 회사에서도 '올해가 유난히 더운 것 같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었다. 일본에 산지 아직 10년을 채우지 못한 나도 느끼는 것이었다. 작년까지는 덥기는 더워도 양산을 쓰면 그나마 조금 걸을만했는데 올해는 99.9% 자외선 차단을 자랑하는 WPC 양산을 써도 괜스레 얼굴이 따끔따끔한 것처럼 느껴졌고 오후 2시가 넘어가면 직사광선이 마구 들어오는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머리가 지끈 지끈댔다.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몸 안에 가득 차는 느낌이 들어 바깥 일정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결국 이루진 못했지만.
일본 총무성 소방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일본에서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실려간 사람이 4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는 2023년과 비교해 1.2배 늘은 수치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한다. 올해 벚꽃이 피는 게 2주 정도 느렸기 때문에 여름은 천천히 와 주기를 바랐는데, 기대를 비웃듯이 여름은 빨리, 강하게 찾아왔고 심지어 오래 머무르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있을 거랜다. 제발 이제 조금 물러나주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