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타현 벳푸역 근처에서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노포를 찾는다면 우선 가봐야 할 곳은 노다 쇼텐(野田商店)이다.
노다 쇼텐은 벳푸역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데 벳푸역 시장이 전체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면서 가게들이 임시 점포로 이동해서 영업 중이라 어수선함이 더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이 또한 지금이라서 맛볼 수 있는 현지의 맛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벳푸역 시장 | 벳푸의 역사를 함께한 곳
벳푸역 시장(べっぷ駅市場)은 1960년대에 문을 연 이후, 벳푸 시민들에게 생활 밀착형 상점가로 사랑받아온 곳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실이 늘어나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시설 공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공사는 2기로 나뉘어서 진행하는데 1기 공사 진행 구역에 있던 가게들이 2기 공사 진행 구역으로 옮겨서 임시 영업 중이라고 한다. 노다 쇼텐은 2기 공사 진행 구역에서 영업 중이다.
💡노다 쇼텐 | 벳푸의 식탁을 책임져 온 노포
노타 쇼텐(野田商店)은 원래 ‘노다’라는 성을 가진 부부가 1960년대부터 운영하던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노다상이 아닌 이토(伊藤)상이 운영 중인데 이 이토상은 노다 상점과 거래를 하던 조미료 가게의 아들이라고. 일본의 오래된 노포들이 후계자를 찾지 못해 문을 닫는 일이 많다던데, 노다 상점은 무려 거래처 아들의 힘을 빌어(?) 그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노다 쇼텐은 소우자이(惣菜, 반찬) 전문점이다. 약 30가지 이상의 반찬, 부식을 판매하는데 매일 같이 사러 오는 현지인도 많다고 한다. 유명한 메뉴는 마키즈시(巻きずし, 우리나라 김밥 비슷한 것). 일본에는 세츠분(節分, 절분, 입춘 전날)에 이런 모양의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때 특히 잘 팔린다고 한다. 하루에 1,000개를 준비해도 오전 중에 전부 팔릴 정도라고:)
💡노다 쇼텐 추천 메뉴
✅토리텐 | 계속 손이 가는 오이타의 소울푸드
✅점보 이나리 | 분명 평범한데 특별해
사실 그 유명하다는 에호마키를 먹을 작정으로 간 거였는데 노다 쇼텐 앞에서 해산물 지옥찜을 거나하게 먹은 터라 두툼한 에호마키는 차마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문한 것이 바로 토리텐(とり天)과 점보 이나리(ジャンボいなり)였다.
토리텐은 간장이나 마늘로 밑간을 한 닭고기 허벅살 또는 닭가슴살을 가볍게 튀겨낸 후 초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는 닭튀김. 일본 국내 닭고기 소비 랭킹 1위 지역이 바로 오이타현인데 바로 이 오이타현의 향토 요리이기도 하다.
흔히 일본에서 닭튀김하면 '가라아게(唐揚げ)'를 생각하게 되는데 토리텐은 가라아게와 비교해 훨씬 담백해서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최근에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우동 맛집에 가면 왜인지 토리텐 우동이 많아서 놀라는 중.
닭튀김이 식어서 맛있는 건 내 사랑 인천 신포 닭강정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집 토리텐도 식어도 맛있는 닭튀김이었다. 한입 먹었을 땐 특별함보다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계속 손이 간다.
막 짜지도 않고 절묘한 간. 밥이랑 먹어도 좋을 것 같고 토리텐 단독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맛. 술안주로도 도시락 반찬으로도 좋을 것 같은 맛. 그리고 왜 더 안 사 왔는지 후회되는 맛.
점보 이나리는 보는 바와 같이 유부초밥인데, 크기가 점보(JUMBO)이다. 유부초밥 위에 왜 표고버섯이 놓여 있냐면, 오이타 지역이 표고버섯 생산량 일본 1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이타 여행 중에 기념품 가게에 가면 그냥 버섯, 통으로 말린 버섯, 썰어서 말린 버섯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유부초밥은 너무 아는 맛이라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버섯에 이끌려서 산건데(나는 버섯을 아주 좋아한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들어가는, 이를테면 집에서 싼 김밥 같은 음식이었다.
흔히 일본 음식은 짜다, 특히 그중에서도 남쪽인 큐슈 음식을 두고 간장맛이 세다, 짜다하는데 심심한 게 정-말 맛있었다. 왜 60년 넘게 이 노포가 유지될 수 있었는지, 현지인들이 질리지 않고 반찬을 사러 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말 너무 맛있었는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노다 쇼텐 추천 이유
✅현지인 생활을 엿보고 싶다면
✅가볍게 먹을 간식을 찾고 있다면
구글 평점을 보면 한국인들의 굳이 안 가봐도 될 맛이다, 평범하다라는 혹평(?)도 있었는데 짧은 일정 중에 한 끼를 재래시장에 있는 반찬가게에서 먹는 건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벳푸에 두 번 이상 왔다거나 진짜 현지인들이 어떤 걸 사면서 생활하는지를 느껴보고 싶다면 노다 쇼텐(벳푸역 시장 포함)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타베로그 3.5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벳푸에 다녀온 지 고작 2주 만에 다시 벳푸역 가는 열차를 예약 중인 사람(=나)의 다음 벳푸 여행 먹방 리스트에도 노다 쇼텐은 당당하게 입성했다.
📍노다 쇼텐 정보
・주소 : 〒874-0936 Oita, Beppu, Chuomachi, 5−22 べっぷ駅市場内
・영업시간 : 오전 8:00~오후 5:00 (구글은 8시 30분인데 가게 앞 칠판은 8시 오픈이었다)
・위치
🔽벳푸역 주변 로컬 맛집 리스트🔽
라멘테이 이치방 | 현지인도 줄 서는 벳푸 냉면 먹으러 두 번 다녀온 후기
라멘테이 이치방 | 현지인도 줄 서는 벳푸 냉면 먹으러 두 번 다녀온 후기
후쿠오카 근교여행지 혹은 일본 온천여행지로 유명한 벳푸. 온천으로 워낙 유명한 벳푸이지만 특색 있는 먹거리도 놓칠 수 없다. 가라아게와는 다른 오이타의 닭튀김인 ‘토리텐’을 비롯해 지
japantraveldiary.tistory.com
후쿠오카 근교 벳푸 여행 중 가면 좋은 로컬 맛집 3곳 | 오이타 유후인 벳푸
후쿠오카 근교 벳푸 여행 중 가면 좋은 로컬 맛집 3곳 | 오이타 유후인 벳푸
큐슈 온천여행지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오이타현 벳푸(別府) 일 겁니다.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큐슈 온천 여행지로 유명한데요. 독특한 냄새, 색의 지옥온천(地獄温泉) 순례, 모
japantraveldiary.tistory.com